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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인도 소송 최근 법원판례 " 이사비용으로 유치권 행사 "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19-01-05 11:48 조회 : 2,964회 좋아요 : 3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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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시사항】


갑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아 그 내용이 고시된 후 사업시행구역 내 부동산의 조합원인 을의 세입자인 병을 상대로 부동산 인도를 구하였는데, 병이 주거이전비, 이사비를 지급받을 때까지 인도를 거절한다는 취지의 선이행 항변을 한 사안에서, 찬성 조합원의 세입자가 주거이전비, 이사비 보상금의 지급을 받지 못한 경우에는 종전대로 사용하거나 수익할 수 있으므로 명도 요구에 대해서 정당하게 거절할 수 있고, 이사비를 지급받을 때까지 인도를 거절한다는 항변은 본질적으로 선이행 항변이며, 이는 민사재판에서도 주장할 수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갑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아 그 내용이 고시된 후 사업시행구역 내 부동산의 조합원인 을의 세입자인 병을 상대로 부동산 인도를 구하였는데, 병이 주거이전비, 이사비를 지급받을 때까지 인도를 거절한다는 취지의 선이행 항변을 한 사안이다.

주거용 건물의 거주자가 보상받을 수 있는 주거이전비와 이사비의 보상은 단순한 보상이 아니라 손실의 보상이 분명하므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81조 제1항 단서 제2호가 말하는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른 손실보상에는 영업손실보상뿐만 아니라 주거이전비, 이사비 보상금이 포함된다고 할 것이어서, 찬성 조합원의 세입자가 주거이전비, 이사비 보상금의 지급을 받지 못한 경우에는 종전대로 사용하거나 수익할 수 있으므로 명도 요구에 대해서 정당하게 거절할 수 있는데, 이사의 준비 단계에서부터 이사비의 일부 금전 지출이 필요하다는 점, 건물인도 의무의 이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측면에서도 미리 지급되어야 하는 점, 주거이전비는 이사 갈 곳을 마련해놓기 위한 것이니 당연히 원칙적으로 선지급되어야 하는 성격의 돈일 것인데 이사비도 주거이전비와 마찬가지로 묶어서 선이행으로 취급함이 간명하여 합리성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선결적’ 견련성이 인정될 수 있으므로, 이사비를 지급받을 때까지 인도를 거절한다는 항변은 본질적으로 선이행 항변이며, 이는 민사상 갑 조합의 적극적 청구인 인도청구에 대응하는 병의 소극적 항변에 불과하고 본질적 견련성 있는 항변이므로 민사재판에서도 주장할 수 있다고 한 사례이다.



【참조조문】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81조 제1항 제2호,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78조 제5항,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54조 제2항, 제55조 제2항




【이 유】

1. 원고의 청구에 대한 판단

갑 제1호증 내지 갑 제9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가 있으면 가지번호 있는 서증 포함)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별지 청구원인 기재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약칭: 도시정비법) 제81조 제1항 본문에 비추어 위 인정 사실을 살펴보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는 찬성 조합원의 세입자(임차인)인 피고를 상대로 인도 청구를 할 수 있다. 그러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피고 항변의 당부를 이하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2. 피고의 항변에 대한 판단

가. 항변의 요지

다른 곳에 주거지를 마련할 돈이 없고 이사하는 비용을 감당할 돈이 없어서 그 돈을 받아야 이사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주거이전비, 이사비를 지급받을 때까지 인도를 거절한다는 취지의 선이행 항변이다.

나. 주거이전비, 이사비 보상금의 지급이 선행되어야 하는지 여부

도시정비법 제81조 제1항 본문에 의하면, 종전의 토지 또는 건축물의 권리자는 제78조 제4항에 따른 관리처분계획인가의 고시가 있은 때에는 제86조에 따른 이전고시가 있는 날까지 종전의 토지 또는 건축물을 사용하거나 수익할 수 없다. 다만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른 손실보상이 완료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단서 제2호주1) ).

그리고 도시정비법 제65조 제1항(구법 제40조 제1항) 본문에 의하면, 정비구역에서 정비사업의 시행을 위한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권과 그 밖의 권리에 대한 수용 또는 사용은 이 법에 규정된 사항을 제외하고는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을 준용한다.

그렇다면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의 사업시행자가 조합원의 임차인으로부터 정비구역 내 토지 또는 건축물을 인도받기 위하여는, 관리처분계획이 인가·고시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협의 또는 재결절차에 의하여 결정되는 손실보상금을 지급함으로써 손실보상을 완료할 것이 주2) 요구된다.

주거용 건물의 거주자가 보상받을 수 있는, ① 주거 이전에 필요한 비용, 즉 ‘주거이전비’와 ② 가재도구 등 동산의 운반에 필요한 비용, 즉 ‘이사비(동산이전비라고도 한다)’의 보상은, 단순한 보상이 아니라 손실의 보상임이 분명하다. 주거 마련, 이사준비 등으로 돈을 지출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함으로 인하여 당연히 재산권이라는 헌법상 기본권이 제한되는 것이고, 이러한 제한을 감수해야 하는 점유자에게 그 손실을 보상해야 한다. 정당한 보상 청구권은 헌법 제23조 제3항이 보장하는 기본권이다. 주거이전의 자유라는 헌법상 기본권에 기초하여 주거를 이전하지 아니할 자유도 가지는데 사업시행자의 명도 요구로 인하여 점유자의 이러한 기본권이 제한되는 경우이기도 하다. 더욱이 빈곤한 형편에 이사할 돈이 없어서 이사할 수 없다는 피고의 주장을 살펴보면, 강제퇴거를 당하게 될 상황에 직면한 사람에게도 보장되어야 하는 인간의 존엄, 주거생활의 안정을 향유하는 행복추구권까지 내포한다고 여겨진다. 시혜적 성격의 금원은 더욱 아니다.

이렇게 손실보상에 포함된다는 당연한 이치, 그리고 법원이 이를 견고히 확인하는 것은, 분쟁을 예방하거나 적어도 대비할 수 있게 하여 갈등을 경감시키므로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의 원활을 촉진한다는 정책적 측면에서 보더라도 타당한 측면이 있다. 관리처분계획서에 “세입자별 손실보상을 위한 권리명세 및 그 평가액”이 포함되도록 하였던 기왕의 법 개정 방향과도 부합한다(2009. 5. 27. 법률 제9729호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일부개정법률: 제48조 제1항 제7호 신설).

주거이전비와 이사비의 성격을 살펴보면, 생활보호를 위한 사회보장적 차원이라는 성격과 사업추진 원활이라는 정책적 목적에서 지급되는 금원이라는 성격, 그리고 경제적 손실을 변상하는 금원이라는 성격 등을 겸유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여러 성격들의 겸유는 그것이 손실보상이 아니라 할 이유가 되지 못한다.

물론 주거이전비와 이사비에 관한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78조 제5항에는, (예컨대 동법 제77조의 영업손실보상금 등과 달리) ‘손실’보상이라는 법문언이 사용되지 않은 것은 맞다.

그러나 ‘손실’이라는 법문언이 사용되지 않았다는 점이 차별적 취급의 근거가 되지는 못한다고 여겨진다. 제78조는 금전 지급이 아닌 이주대책 수립에 관한 내용도 포함하는 관계로 조문 제목에 손실보상이라는 문언이 쓰이지 않았을 뿐이다. 법률 제6장 제2절을 아우르는 제목이 “손실보상의 종류와 기준 등”이며, 시행규칙 제5장의 제목은 “손실보상평가의 기준 및 보상액의 산정 등”이다. ‘손실’이라는 문언이 쓰인 곳들(법률 제73조, 제75조, 제75조의2, 제79조, 제80조 내에서 각 해당 부분)과 쓰이지 않은 곳들 사이에 유사성을 전체적으로 고려하더라도 그러하다.

따라서 “주거이전비, 이사비는 사업시행 때문에 입게 되는 점유자 등의 손실을 보상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는 원고 주장은 수긍할 수 없다. 원고가 원용하려는 다른 사실심판결들의 해당 이유설시 부분도 마찬가지이다. “사회보장적 차원에서 지급되는 성격의 금원이고 손실보상은 아니”라는 견해는 타당하지 아니하다.

그러므로 도시정비법 제81조 제1항 단서 제2호가 말하는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른 손실보상에는 영업손실보상뿐만 아니라 주거이전비, 이사비 보상금이 주3) 포함된다. 이 사건과 같은 찬성 조합원의 세입자가 주거이전비, 이사비 보상금의 지급을 받지 못한 경우에는, 종전대로 사용하거나 수익할 수 있으므로, 이사하고 나가라는 명도 요구에 대해서 정당하게 거절할 수 있는 것이다.

다. 주거이전비에 관하여

도시정비법상 주거용 건축물의 세입자에 대한 주거이전비의 보상은 정비계획이 외부에 공표됨으로써 주민 등이 정비사업이 시행될 예정임을 알 수 있게 된 때인 정비계획에 관한 공람공고일 당시 해당 정비구역 안에서 거주한 자 중에서 대상이 된다고 보는 것이 주4) 타당하다.

갑 제3호증의 4, 제1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인천 계양구청장이 2008. 10. 17. “효성1 구역 주택재개발 정비계획 수립을 위한 공람공고”를 한 사실, 피고가 그 후 2013. 9. 소외인(조합원, 소유자)으로부터 부동산을 임차하여 거주하기 시작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피고가 주거이전비를 원고에게 청구할 권리는 발생하지 아니한다고 여겨지고, 이에 관한 피고의 항변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라. 이사비에 관하여


1) 원고의 주장에 따른 쟁점

다음으로, 이사비의 경우에는 위와 같은 ‘3개월 이상 거주’라는 요건이 필요하지 주5) 아니하다. 그런데 원고는 이사비 청구권을 피고가 별도 행정소송절차로 공법상 당사자 소송을 제기하여 행사하는 것만 가능하고 본건 민사소송절차에서 항변을 할 수 없으며, 동시이행도 선이행도 아니라고 주6) 주장하므로 이러한 법리상 주장의 당부를 먼저 살펴본다.


2) 이사비 항변의 본질은 선이행

앞서 나.항에서 논증한 바와 같이, 이사비라는 손실보상이 완료되지 아니한 때에는, 찬성조합원의 세입자는 종전대로 사용하거나 수익할 수 있으므로, 이사하고 나가라는 명도 요구에 맞서서 정당하게 거절할 수 있다.

그리고 이사비를 지급받을 때까지 인도를 거절한다는 항변은 본질적으로 선이행 항변일 주7) 것이다. 이사의 준비 단계에서부터 이사비의 일부 금전 지출이 필요하다는 점, 건물인도 의무의 이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측면에서도 미리 지급되어야 하는 점, 주거이전비는 이사 갈 곳을 마련해놓기 위한 것이니 당연히 원칙적으로 선지급되어야 하는 성격의 돈일 것인데 이사비도 주거이전비와 마찬가지로 묶어서 선이행으로 취급함이 간명하여 합리성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선결적’ 견련성이 인정될 수 있는 까닭이다. 이처럼 이사비는 선지급이 원칙인데, 다만 보상금에 관한 협의가 성립하는 경우에 그 협의된 내용에 따라서는 상호이행 확보를 위하여 동시이행 관계로 되는 경우가 있을 수는 있다.

동시이행 관계인지 여부, 즉 이사비와 건물인도의무 사이의 견련관계가 ‘등가적’ 내지 ‘대가적’인가 아닌가 하는 데 대하여는 따로 설시하지 아니한다. 피고의 선이행 항변에 동시이행항변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고 별도로 살펴볼 수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 후술하는 4)항에서 마찬가지인 결론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이사비’와 ‘이사’ 사이에 “양 의무 간에 이행상의 견련관계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양 의무가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없다.”라는 주8) 논지는 타당하지 아니하고, 이를 이유로 동시이행 관계를 부정하여서는 아니 됨을 덧붙여 둔다.

한편 피고가 ‘임대인’에게 월세를 장기간 연체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만으로 ‘원고’에 대한 무조건적 퇴거 선이행 의무가 발생하는 근거가 될 리는 없고 임차보증금 동시이행은 이 사건의 쟁점이 아니다.


3) 민사소송에서 항변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

이사비 보상청구권을 민사소송에서의 항변으로 주장할 수 없다는 원고 측 논지는 타당하지 아니하다. 주거이전비도 마찬가지이다.

민사상 원고의 적극적 청구인 인도청구에 대응하는 피고의 소극적 항변에 불과하고 앞서 본 것처럼 본질적 견련성 있는 항변이기 때문에 민사재판에서도 주장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영업손실보상금 청구권은 공법상 권리인 것임에도 불구하고 도시정비법 제81조 제1항 단서 제2호(구법 제49조 제6항 단서)에 기하여 동시이행 또는 선이행 항변으로써 주장할 수 있다고 봄이 자연스럽고 그렇게 널리 인정되고 있는 점을 생각하여 보더라도, 주거이전비, 이사비 보상청구권을 민사소송에서 선이행 내지 동시이행 항변권으로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은 불합리한 주장임을 알 수 있다.

물론 적극적 청구를 하려는 경우에는 공법상 당사자 소송에 의하여야 하겠다. 그러나 이를 이유로 항변조차 못한다고 하는 것은 논리 비약이다. 행정소송과 민사소송의 구분은 헌법이 명시한 바가 아니고 자연스러운 보편 관념도 아니다. 행정소송법이 제정됨에 따른 구분이고, 법원조직 내부에서의 구분일 뿐이다. 그러한 구분에 본질적 당위성이 있는 것도 주9) 아니다.

공법상 권리와 사법상 권리의 구분을 취급함에 있어서도 이러한 측면도 고려할 것이며 권리구제에 높은 장벽이 되지 않도록 신중해야 한다. 공법상 권리와 사법상 권리라는 법적 성격의 구별을 이유로, 이미 제기된 하나의 민사소송절차에서 원고로부터 청구를 받고 이에 대응하려는 피고가 본질적 견련성이 인정되는 항변을 가지고 방어하려는 것조차 불가능하게 금지하면, 그것은 곧 항변권을 박탈하고 그 항변권으로서의 존재의의를 영구 상실시켜 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므로 심히 불합리하고 위법한 일이다. 그러한 잘못은 마땅히 법원이 삼가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4) 원고의 이사비 공탁으로 인하여 적법한 이사비 보상이 완료된 것인지 여부

다만 원고는 최근에 2018. 8. 8. 피고 앞으로 이사비 1,243,834원을 공탁하였다(갑 제11호증). 주택연면적기준 58㎡에 해당하여 노임 549,095원, 차량운임 532,500원, 포장비 162,239원을 합산하였는데, 위 금액은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55조 [별표 4](별지 참조)에 의하여 산정된 것이라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제3차 변론기일에 피고는 아무런 반박을 하지 아니하였고 출석하지도 아니하였으며 달리 피고의 반증도 없다. 그러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 규정한 산정방식대로 계산한 이사비 보상금을 이미 완제하여 이사비 손실보상을 완료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여겨진다.

피고가 변론종결 이후에 ‘이사견적 및 계약서’라는 서류 2건을 제출하였다. 이것은 서증으로 제출·채택된 바 주10) 없고, 증거설명을 제출하지 아니하여 주장 취지가 불분명하다. 그렇기는 하지만 거기에 기재된 이사비 2,530,000원 또는 2,100,000원을 지급받아야겠다고 주장하려는 취지로 선해할 수 있으니, 이러한 피고의 입장에 대하여 덧붙인다. 이사비는 실제 이전할 동산의 유무나 많고 적음을 따지지 않고 위 시행규칙 제55조 [별표 4]에 의하여 산정하면 그 액수산정이 적법하다고 추정할 수 있고, 그렇게 금액산정하는 것이 위법하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을 주장·입증하지 않은 이상 그렇게 산정된 액수(이 사건 1,243,834원)를 초과하는 금액은 피고의 보상청구권을 인정하기 어렵다.

물론 협의 또는 재결절차에 의하여 결정된 금액이라는 점도 사업시행자인 원고가 주장·입증하여야 할 것이지만, 그에 관하여는 피고가 지적하거나 반박하는 아무런 주장을 제출한 바 없으므로 이 사건의 쟁점에서 주11) 제외한다.

결론적으로 이사비 보상금에 관한 피고의 선이행 항변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별지 기재 부동산을 인도할 의무가 있다.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여 주문과 같이 원고 승소 판결한다.

원고가 2018. 1. 29. 소 제기를 해놓고도 최근 변론종결하기 직전인 2018. 8. 8.에야 뒤늦게 피고 앞으로 이사비를 공탁하였는데, 앞서 설시한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소송비용 중에는, 피고의 항변권을 지키는 데 필요한 행위로 말미암은 부분, 공탁이 불필요하게 때늦었던 것으로 말미암은 부분이 있다. 적당한 시기에 하지 아니하여 소송이 지연됨으로 말미암은 부분도 있다. 법원이 여러 차례 주12) 지적하자 비로소 이사비를 공탁한 점 등 변론 전체의 상황을 감안하여, 소송비용을 패소자 피고에게 부담시키지 아니하고 민사소송법 제99조, 제100조에 의한 예외로서 승소자인 원고에게도 일부 부담시키는 차원에서 주문과 같이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토록 한다.




판사  오현석


주1) 이 사건 2017. 7. 28.자 관리처분계획인가고시 당시에는 2017. 2. 8. 법률 제14567호로 전부 개정된 도시정비법이 시행(2018. 2. 9.)되기 전이지만, 부칙(2017. 2. 8.) 제25조에 의하여 그 고시는 개정된 법의 규정에 따라 행하여진 것으로 본다 하였으므로, 해당 조항은 구 도시정비법(2017. 2. 8. 법률 제145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9조 제6항이 아니라 현행 도시정비법 제81조 제1항이다.


주2) 구법 시절의 판례로서 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09다28394 판결 중 다음과 같은 부분도 참조할 것. 여기서 구법이라 함은 각주 8의 ② 기재와 같은 법률개정이 이루어지기 전의 구 도시정비법 제49조 제6항, 즉 서울서부지법 2009. 5. 22.자 2009카기195 위헌법률심판제청결정의 대상 조문을 가리킨다. 이들 법규정에 따라 관리처분계획의 인가고시가 있으면 목적물에 대한 종전 소유자 등의 사용·수익이 정지되므로 사업시행자는 목적물에 대한 별도의 수용 또는 사용의 절차 없이 이를 사용·수익할 수 있게 되는 반면, 임차인은 도시정비법 제49조 제6항 본문에 의하여 자신의 의사에 의하지 아니하고 임차물을 사용·수익할 권능을 제한받게 되는 손실을 입는다. 그렇다면 사업시행자는 도시정비법 제49조 제6항 본문에 의하여 사용·수익권을 제한받는 임차인에게 공익사업법을 유추적용하여(도시정비법 제40조 제1항도 참조) 그 해당 요건이 충족되는 경우라면 손실을 보상할 의무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또한 위와 같은 도시정비법 제49조 제6항 본문, 사전보상의 원칙을 규정한 공익사업법 제62조를 비롯한 도시정비법 및 공익사업법의 관계 규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도시환경정비사업의 사업시행자가 공사에 착수하기 위하여 임차인으로부터 정비구역 내 토지 또는 건축물을 인도받기 위하여는 관리처분계획이 인가·고시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협의 또는 재결절차에 의하여 결정되는 영업손실보상금 등을 지급할 것이 요구된다고 보는 것이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하는 헌법에 합치하는 해석이라고 할 것이다. 만일 사업시행자와 임차인 사이에 보상금에 관한 협의가 성립된다면 조합의 보상금 지급의무와 임차인의 부동산 인도의무는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게 되고, 재결절차에 의할 때에는 부동산 인도에 앞서 영업손실보상금 등의 지급절차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8다78415 판결 등 참조).


주3) 정동진, “재개발조합, 재건축조합의 도시정비법 제49조 제6항에 따른 부동산 인도청구의 제 문제”, 부산판례연구회 판례연구 27집(2016. 2.), 240.


주4)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54조 제2항, 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6두2435 판결, 대법원 2010. 9. 9. 선고 2009두16824 판결 등 참조.


주5) 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두5332 판결, 대법원 2012. 8. 30. 선고 2011두22792 판결, 대법원 2016. 12. 15. 선고 2016두49754 판결 참조.


주6) 우리나라 법원 사실심판결 중에 다음과 같이 설시된 1심판결을 원고가 원용하여 이처럼 주장하였는데, 유사한 사실심판결이 다수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이유설시가 있고 그것이 유사한 내용인 가장 앞선 판결들로는 예컨대, 서울서부지법 2012. 1. 4. 선고 2010가단63297 판결(항소 없이 확정), 서울고법 2012. 12. 27. 선고 2012나46561 건물인도 판결(대법원 2013. 5. 23 선고 2013다11119 심리불속행 상고기각 판결로써 확정된 판결이다) 등이 있으므로 이 또한 모두 법리검토의 대상으로 하였다. 본문에서 상술하는 바와 같은 이유로, 각 판결의 해당 논지는 타당한 내용이 아니며 수긍할 수 없다. 서울남부지법 2017. 4. 21. 선고 2016가단254805 건물명도 판결 중에서: 공익사업법 제78조 제5항, 같은 법 시행규칙 제54조 제1항, 제55조 제2항에 의하여 인정되는 주거이전비, 이사비는 당해 공익사업 시행지구 안에 거주하는 소유자 등의 조기 이주를 장려하여 사업추진을 원활하게 하려는 정책적인 목적과 주거 이전으로 인하여 특별한 어려움을 겪게 될 소유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보장적인 차원에서 지급되는 금원의 성격을 가지므로, 적법하게 시행된 공익사업으로 인하여 이주하게 된 주거용 건축물 소유자 등의 주거이전비 보상청구권은 공법상의 권리이고, 따라서 그 보상을 둘러싼 쟁송은 민사소송이 아니라 공법상의 법률관계를 대상으로 하는 행정소송에 의하여야 하며(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7다8129 판결 참조), 이를 민사소송에서의 항변사유로 주장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주거이전비, 이사비 청구권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그 인정취지가 사업시행 때문에 입게 되는 소유자 등의 손실을 보상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회보장적 차원에서 지급되는 성격의 금원인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차목적물의 인도의무보다 선이행 관계에 있다거나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다고 볼 수도 없다.


주7) 선이행이라고 판단한 서울동부지법 2013. 10. 18. 선고 2012나3793 판결도 참고(대법원 2014. 3. 13. 선고 2013다94725 심리불속행 상고기각 판결로써 확정된 판결이다). 원고 소송대리인이 원용한 서울행법 2016. 5. 11. 선고 2015구단61354 판결은, 주거이전비등 청구 사건으로서 원·피고가 반대 방향이라는 차이가 있는 사안이기는 하지만, “사업시행자의 주거이전비, 이사비, 이주정착금 지급의무와 세입자, 현금청산대상자 등 점유자의 건물 명도의무가, 서로 대가적 의미를 가지고 관련되어 있다고 볼 수 없다.”라고 하였다. 그 판시와 이 법원의 “본질적으로 선이행”이라는 판단 사이에 서로 모순이 없으니 문제 되지 않는다고 여겨진다.


주8) 부산지법 2013. 5. 3. 선고 2011나20840 건물인도 판결의 해당 부분 논지이다. 첫째, 각 의무 발생의 ‘원인’이 별개임을 이유로 양 의무 간에 이행상의 견련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 하였으나, 의무의 법적 성격이 사법상 의무와 공법상 의무로 서로 별개인 것이지 사회적 사실관계로서의 발생 원인은 동일하니 원인이 별개라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둘째, ‘이사비’와 ‘이사’ 사이에 이행상의 견련성이 없다고 하는 부분은 그 표현 자체로 부자연스럽다. 이에 대한 상고를 기각한 대법원 2017. 2. 15. 선고 2013다40643 판결의 이유 중 해당 부분은 다음과 같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사업시행자의 주거용 건물의 거주자에 대한 주거이전비, 이사비 등 지급의무와 수용보상금을 지급받은 주거용 건물의 점유·사용자가 부담하는 부동산 인도의무는 이행상 견련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의 동시이행항변을 배척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동시이행항변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이처럼 동시이행항변을 배척한 부산지법 2013. 5. 3. 선고 2011나20840 건물인도 판결과 그 상고를 기각한 대법원 2017. 2. 15. 선고 2013다40643 판결은, 사안이 이 사건과 다르다: ① 현금청산대상자가 수용보상금을 이미 공탁받았다는 점에서 세입자인 본건과 다르다. ② 구 도시정비법이 2009. 5. 27. 법률 제9729호로 개정됨으로써 제49조 제6항 단서에 “손실보상이 완료되지 아니한 권리자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는 문언이 신설되고 2009. 11. 28. 시행되었는데 이 판결의 사안은 그보다 앞서 제1차 관리처분계획인가고시가 2008. 3. 5. 이루어지고 2009. 4. 13. 수용재결을 거쳐 2009. 5. 29.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친 사안으로서 (비록 개정법률이 부칙에 별다른 경과규정이 없어서 시행일 2009. 11. 28.부터 적용되기는 하고 그 후 제2차 관리처분계획인가고시가 이뤄졌기는 하지만 이러한 사정과 상관없이) 사업시행자의 그러한 등기된 소유권에 기한 인도청구 쪽을 받아들인 사안이었다는 점에서도 도시정비법 제81조 제1항 본문에 의해 인도청구하는 본건과 다르다.


주9) 사업시행자가 소유권에 기한 민법 제213조 인도청구를 소송물로 삼은 경우뿐만 아니라 도시정비법 제81조 제1항 본문에 기하여 인도청구하는 소송물인 경우에도 공히 실무상 민사소송 절차를 취한다는 점도 참고.


주10) 소지하는 문서를 서증으로 신청하려면 당사자 또는 소송대리인이 변론기일 또는 변론준비기일에 출석하여 현실적으로 제출하여야 한다. 문서 또는 그 사본을 접수한 것이나 이를 첨부한 주장서면을 접수한 것으로는 아니 된다. 민사소송법 제3장 증거 제1절 총칙에서 제289조 제2항은 “증거의 신청과 조사는 변론기일 전에도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였다. (문서제출명령신청, 사실조회신청, 문서송부촉탁신청은 기일외 신청이 허용되지만) 스스로 소지하는 문서를 서증으로 신청하려는 경우라면, 기일외 신청은 허용되지 아니하며 변론기일 전에도 신청할 수 있는 때는 변론준비기일(제281조 제3항) 등의 기일에 한한다고 해석된다. 소지하는 문서 또는 그 사본을 기일외에서 접수한 것만으로는 소지 문서 제출에 의한 서증 신청이 이루어진 것으로 인정되지 못한다. 민사소송법 제295조는 “증거조사는 당사자가 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한 때에도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였으나 이는 이미 적법하게 증거가 신청되고 채택된 것을 전제로, ‘조사’에 관하여 규정하였을 뿐이다(예컨대, 상대방의 증거에 대한 조사 등). 2002. 1. 26. 전부 개정되기 전의 구 민사소송법은 제262조 제2항 “증거의 신청은 기일 전에도 할 수 있다”, 제267조 “증거조사는 당사자가 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였는데, 그 시절의 판례로 “서증은 법원 외에서 조사하는 경우 이외에는 당사자가 변론기일 또는 준비절차기일에 출석하여 현실적으로 제출하여야 하고, 서증이 첨부된 소장 또는 준비서면 등이 진술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한 대법원 1991. 11. 8. 선고 91다15775 판결도 참고할 것.


주11) 예컨대, 협의 또는 재결절차에 의하여 결정된 금액이라야 하는데 위 1,243,834원은 그렇게 적법히 결정된 금액이 아니라서 손실보상이 완료된 바 없는 것이라거나, 부당하게 작은 금액이어서 차액을 마저 지급받을 때까지는 인도할 의무가 없다거나, 공익사업법에서 정한 공탁이 아니고 원고가 임의로 계산해서 민법상 변제공탁하였으니 보상금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아예 없다거나 등의 주장(서울동부지법 2013. 10. 18. 선고 2012나3793 판결도 참고)이 만약 제기되면 사실관계에 관한 쟁점이 되므로 별도로 검토할 문제일 것이지만, 피고가 분명하게 다툰 바 없으니 이 사건 쟁점이 아니라고 보아 판단하지 아니한다.


주12) 제1차 변론조서, 2018. 7. 5.자 1차 석명준비명령 및 2018. 8. 8.자 2차 석명준비명령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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